근대의 혹한기는 유례가 없다
창을 열어보면 온통 순백의 세상
아름다운 환상
조금만 기다려도
눈은 눈끼리 쌓이지, 서로를 감싸듯
금세 겹겹이 뭉친다
그리고 하염없이 쌓이지, 나는 간절한 마음으로 꿈꿨다
제설 작전!
잠시 눈 감았나, 어느새 잊혔나
B19 시체들의 도메인 not.ice.me
눈 속 아득한/영면
붉은 경고창 아래에는 상처받은 심장이 놓여 있대
화살 꽂힌 부위로부터 검은 눈물이 흐른대
그 서러운 향내가 전설이 되지 않기를
그래, 전설에는 사람 냄새가 묻어있지 않은 법이니까
그리하여 감사한 이들만이 안도의 숨을 토할지니
눈아, 염치도 없으면
그렇게 하얗게 쌓이니, 나는 자그맣게 꿈꾼다
정의역이 되고 싶다
창을 닫아보니 그마저도 보이질 않지
차라리 눈이 그치기를
하지만 이 시간은 부끄러이 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