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지 말렴, 얘야.
넌 바다의 포식자 상어니까.
정체되어 있지 마, 친구야.
넌 우주를 탐험하는 인공위성이니까.
끝까지 가 보렴, 딸아.
넌 그 어떤 고통도 감내하고 나아가는 모험가니까.
무슨 일이 있어도 해 봐, 언니.
언닌 목적을 위해 뭐든 할 수 있는 연어니까.
상어, 인공위성, 모험가, 연어,
그 넷의 공통점 속에 내가 서 있다.
모두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모두의 칭찬을 한 몸에 받으며
누군가는 존경으로
누군가는 질투로 나를 대할 때
그 모든 이들 가운데서 웃으면서
수많은 천재와 수많은 영재들
수많은 시련과 수많은 아픔들
세상 속에 내가 서 있다.
내 등을 토닥이는 누군가의 손이 잠시 머무르고
내 머리를 쓰다듬는 누군가의 기대가 잠시 왔다가고
세상 속에 내가 서 있다.
잠시 머물렀다 가는 수많은 사람들 그 가운데에
사람들이 오고갈 때 하나씩 던져놓은 그 기대 속에
마땅히 그래야 한다는 그 생각 속에
나는 상어이자 인공위성이자 모험가이자 연어,
아이도 아니고 친구도 아니고 딸도 아니고 언니도 아닌
나는 상어이자 인공위성이자 모험가이자 연어.
평생 헤엄치기를 멈출 수 없는 상어처럼
강제로 높이, 높이, 더 높이,
하늘을 지나 어둠 속에 우뚝 서 있는 인공위성처럼
가시에 찔리고 더움에 지치고 무거움에 버거운 모험가처럼
내 옆구리에 구멍이 나도 멈추지 않고 팔딱거리는 연어처럼
위너(winner)도 아니고 성공한 사람도 아니고 이룬 사람도 아닌
나는 상어이자 인공위성이자 모험가이자 연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