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에는 죽어가는 이야기가 쌓이고
나는 그들의 말로를 준비했지
쓰러진 말들을 버리는 일에
박제되지 않은 단어들은 되려 호상이라 불렸다
누구보다 가벼운 뼈를 가진 말들은
스스로의 처리 방안을 연구했지 재를 최소화할 분신의 방법에 대해
눅눅한 몸짓으로 자꾸만 피어나고 죽어가는 연기
불행을 바라는 사람들은 환호하고
개중 하나는 죽음을 예찬했지
죽지 않은 이야기는 해피엔딩이 될 수 없다며- 하지만
그건 예술이 아니란다 어디까지나 섣부른 결론인데
값싼 비극인데
그러니 죽지 말어라 하는 말
떡진 머리의 하늘은 아직도 감기를 앓지만
이런 날씨라면 눈 감고 걸을 필요는 없지 않겠니
하관下棺 후에는 어깨가 가볍고
껴묻거리는 챙겨오지 않기로 했다
